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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
야생동물과 119
기사입력: 2019/04/12 [07:23]  최종편집: 성남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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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소방서 단대119안전센터 양광호 센터장

 지난해 어느 동물원에서 남미 출신의 맹수인 ‘퓨마’가 탈출하여 유관기관과 민간 수렵단체의 총잡이까지 동원되어 결국 사살된 적이 있다. 그 사건이 후에 많은 사람들은 아무런 죄도 없이 영문도 모르고 낯선 땅에서 죽어야 했던 퓨마에게 안타까움을 표현하였다.

 

야생에서의 동물은 천적의 위협 때문에 항상 주위를 경계하여야 한다. 또한 동족이라 할지라도 무리에서 서열을 다투거나,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관계이기에 서로를 전적으로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동물원에서 사육되고 있는 전시용 동물은 어떠한가? 그 안에 있는 동물들은 천적으로부터 위협을 받지도 않고, 꼬박꼬박 챙겨주는 먹이로 힘들게 사냥을 할 필요없이 살아가니 편안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외견상 안락하고 편안해 보이는 환경이라도 날마다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으며 살아가는 동물들은 과연 행복할까? 사살된 퓨마는 자신의 고향에서는 최상위의 포식자로 그 어느 누구의 시선도 거부하며 은밀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동물이 본성을 억압당한 채 구경거리가 되었으니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이러한 동물원의 동물만이 문제가 아니다. 인간에게 서식지를 침략당해 어렵게 살아가는 동물들이 적지 않다. 자연을 개발하여야 한다는 논리가 우세한 현실에서 적지 않은 산과 들이 훼손되었다. 그로 인하여 야생 동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이로 인해 먹이를 구할 수 없는 절망적인 순간에 도심에 나타나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는 동물들이 늘고 있다.


비단 산 속에 사는 동물뿐이 아니라 뻗은 고층건물에 미관상 설치된 투명한 유리를 식별하지 못하여 충돌하는 매나 황조롱이 같은 새들도 문명의 희생자이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하여 삶의 터전을 잃은 야생동물의 희생이 반복되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

 

사시사철 풍요로움을 내어주는 아름다운 산천초목의 혜택이 신이 인간에게만 허락하였을까? 대자연을 마음대로 파헤치고 이리저리 옮기는 행위는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특권일까? 이 자연의 주인은 누구일까? 이런 저런 상념에 빠져 결론 없는 공허한 질문을 허공에 날려 보내곤 한다.

 

우리네 인간 역시 따지고 보면 자연의 일부이며 그다지 특별한 존재가 아님에도 무슨 특권으로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는지 모르겠다. 야생의 동물이 살수 없는 세상은 인간도 역시 살수 없는 세상이다. 자연은 그들과 함께 공유되고 같이 누려야 할 귀중한 터전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고 구해야 하는 소방대원의 입장에서는 더욱 간절해지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꺼져가는 가느다란 숨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며 마지막 심장의 박동마저도 헤아려야 하는 119의 입장에서 야생동물의 현실이 안타깝다. 그들과 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 수는 없을까? 오늘도 어느 산 어느 골짜기에서 야생동물이 방황하고 있을지 걱정을 하면서 오늘도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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